일부에서 행해지는 어린이들의 영어발음을 좋게 하기 위한 혀 늘리기 수술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이 별다른 효과를 얻을 수 없을 것이라 말하고 있다고 합니다.

부모들의 교육열이 높기로 유명한 서울 목동의 A이비인후과도 확인해 본 결과 이 같은 수술이 별 대수롭지 않게 행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몇 해전 이슈가 된 이후, 지금까지도 많은 아이들이 영어발음을 좋게 하기 위한 수술을 하기위해 부모 손에 이끌려 병원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이죠.

병원 관계자는 “아이가 움직이지 않고 잘 참을 수 있으면 국소마취로 가능하며 수술비는 5만원정도”라고 전했습니다.

또한 “아이가 너무 어려 움직일 우려가 있는 경우 전신마취로 수술이 가능하지만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는다”며, “보통 수술시간이 짧고 간단히 끝나는 수술“이라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수술효과에는 회의적인 것 같습니다.

부산대병원 소아치과 정태성 교수는 “가끔씩 영어발음을 좋게 하려고 아이의 혀를 늘리는 수술을 원하는 부모들이 찾아오고 있으며 이는 평균 3~4세의 아이들”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정 교수는 “혀를 잘라서 길이만 길게 한다고 발음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며 “정말 혀가 짧아서 발음이 새는 경우를 제외하고 길게 해준다고 해서 영어를 유창하게 하기는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이들 아이들 대부분은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근육발달이 완전치 않아 우리말도 제대로 되는지 안 되는지 기준을 세울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영어발음을 위해 찾아오는 아이들 중에서는 선천적으로 혀가 짧아서 찾는 경우는 드물다고 합니다.

따라서 정 교수는 “미용성형과 비슷한 사회풍조인 것 같다”며 “혀가 입천장에 닿지 않아 일상 대화에 지장을 줄 정도가 아닌 이상, 안 해도 무방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언어는 한번 배우고 나면 머릿속에 기억된 습관으로 남으므로 잘라주고 난 뒤에도 반드시 교정 훈련이 이뤄져야만 제대로 발음이 가능하며, 혀를 늘린 뒤에도 교정이 안돼 여전히 발음이 불안정한 아이들도 있을 수 있다고 합니다.

모 전문가는 “이 같은 혀 수술 대부분은, 영어가 점점 그 영향력을 넓혀가는 상황임에 따라 조급한 나머지 부모들의 과잉 교육열이 빚는 촌극”이라 지적했습니다. 또한 “단순히 혀만 늘린다고 아이들의 영어발음이 좋아질 것을 기대한다면 절대 큰 오산”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